감상2014. 7. 31. 21:50

오늘 퇴근 길 버스에서 바라본 노을은 타는 듯 붉었다. 붉은 색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데 노을만은 왜 그리도 좋은지 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. 같은 붉은 하늘이라도 해돋이는 또 좋아하지 않고.

 

 핏빛 하늘의 아름다움에서는 어딘지 모를 어느 곳에 대한 향수를 느끼는데, 주광성 곤충들이 인간이 만든 인공 불빛 때문에 달빛을 찾지 못하고 타 죽거나 같은 자리를 맴돌다 지쳐 죽는다는 것을 상기하면서, 나 역시 태양에 대해서 그들과 비슷한 맹목적인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. 그리고 그들처럼 오해하지 않고 태양과 달과 그 외에 인간들이 만든 전기나 불로 만든 빛들을 구분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.

Posted by 빈센트 방과후